제주도에 딤섬 맛집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반신반의하게 된다. 그런데 그 딤섬집이 SK핀크스 리조트 안에 있고, 아시아 명장 요리 대회 금상 수상 셰프가 직접 운영한다는 얘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주 도민들 사이에서도 이미 소문이 난 곳, 디아넥스 레스토랑을 직접 다녀왔다.

핀크스는 리조트로 알려져 있어 일반 방문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리조트 내 레스토랑은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예약 없이도 방문할 수 있고, 수영을 즐기고 나서 식사를 해결하는 방식으로도 이용된다.
식당은 두 곳이 도보 3분 거리 안에 모여 있다. 1차는 중식 딤섬 전문점 디아넥스 레스토랑, 2차는 한식과 이탈리아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비오토피아 레스토랑이다. 두 곳 모두 핀크스 리조트 부지 안에 위치해 있어 이동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호수가 내다보이는 창가 자리가 먼저 눈에 띈다. 뷰 맛집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분위기 자체가 고급 레스토랑의 느낌이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흑돼지를 이용한 소룡포다. 구멍을 살짝 뚫으면 육즙이 차오른다. 제주 흑돼지 특유의 육향이 풍부하고, 피의 두께와 탄력도 딱 적당하다. 소룡포 하나로 이 집의 실력이 가늠됐다.
다음으로 나온 백년초 대게살 딤섬은 새우살의 탱글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뿔소라의 쫄깃함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제주 식재료를 딤섬으로 풀어냈다는 느낌이 강했다. 흑백 요리사에서 사자머리 딤섬으로 주목받았던 마라크림딤섬도 있는데, 마라 향이 강하지 않아 마라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밀가루 없이 전분만으로 만든 흑돼지 탕수육은 겉이 쫄깃하고 두께감이 있어 씹는 맛이 좋다. 막상 먹어보면 탕수육 자체가 메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능이 하가우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능이 향이 바로 올라온다. 능이 특유의 진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메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향이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사천식 완탕, 새우 부추 딤섬, 튀김 형태의 디저트 딤섬까지 이어지면서 음식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짜장면과 차돌짬뽕도 라인업에 있는데, 짜장면은 살짝 식으면 맛이 달라질 수 있으니 나오는 즉시 먹는 것이 좋다. 차돌짬뽕에는 왕전복이 큼지막하게 올라가 있어 재료 아끼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디저트로 나온 망고 사고는 홍콩식 디저트로, 과일 디저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건 다르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망고의 밀도가 높다. 커스타드 크림 에그타르트도 피가 바삭하고 크림이 고급스러운 편이다.
메뉴가 많아서 오히려 선택이 어려울 수 있다. 딤섬 중에서 단 하나를 꼽으라면 능이 하가우다. 단, 향이 강해 호불호가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딤섬이 부담스럽다면 짜장면과 짬뽕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가 된다. 기념일이나 특별한 자리라면 딤섬 코스 전체를 경험하는 쪽이 훨씬 낫다.
중식이 아니라 제주 향토 음식이 목적이라면 도보 3분 거리의 비오토피아 레스토랑으로 바로 이동하면 된다.
비오토피아는 갤러리처럼 꾸며진 인테리어가 먼저 눈길을 끈다. 화덕이 홀 안에 있어 피자가 굽히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구조다.
시그니처 한상차림을 시키면 전복 초회, 갈치 튀김, 생선회(한치 포함), 전복 돌솥밥, 오겹살, 은갈치 조림, 회덮밥 재료까지 한 번에 나온다. 거기에 태워니 피자, 핀크스 콰트로 피자, 현무암 치킨 가라아게 샐러드, 돌문어 가라아게 샐러드까지 더해지면 테이블이 꽉 찬다.
제주산 한치는 여름 철에 막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게 달고 탱탱하다. 은갈치 조림은 살이 두툼하게 발려 있어 갈치라기보다 흰살 생선의 좋은 부위를 먹는 느낌이다. 갈치 조림 양념에 흰 쌀밥을 말아 감자를 으깨 올려 먹으면 생선이 없어도 밥 한 공기가 금방 비워진다.
문어 가라아게는 일반적인 문어의 질긴 식감을 예상하면 당황할 수 있다. 겉은 크리스피하고 안은 구운 마늘처럼 부드럽게 녹아 없어진다. 회덮밥의 양념장은 "미슐랭 양념장"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피자는 도우가 초록빛을 띠는 핀크스 콰트로 피자가 특이하다. 치즈와 도우 자체의 맛이 인상적이었고, 태워니 피자는 매콤한 돼지고기와 루꼴라 조합으로 느끼함 없이 마무리된다.
부모님 생신, 연인과의 여행, 친구들과의 특별한 식사 장소를 찾고 있다면 핀크스는 선택지로 올려놓을 만하다. 호수뷰 레스토랑 분위기, 수준급 딤섬, 제주 향토 음식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고 리조트 내 산책까지 이어진다.
두 식당 모두 현재는 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 단, 인기 메뉴는 품절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딤섬을 목적으로 간다면 점심 시간대에 맞춰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제주를 여러 번 가봤지만 늘 같은 곳만 갔다면, 이번엔 핀크스 쪽으로 동선을 잡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알고 나서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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