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평생 하면 안 된다"고 믿었던 사람이 있다. 금수저도 아니고, 배경도 없고, 서울 연고도 없었다. 그 사람이 지금은 투자 쌩초보들에게 무료로 강의를 나눠주는 금융 강사가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그 서사가 꽤 묵직하다.

강사 곰희의 출발점은 문자 그대로 촌이었다. 그냥 시골이 아니라, 찾아오는 사람조차 없는 산속 집성촌, 초가집이 있는 곳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자가 된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주변에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준 어른도, 서울 가서 성공했다는 소식도 없었다.
그렇게 자라서 처음 들어간 직장이 LG전자 공장이었다. 정년 보장에 급여도 나쁘지 않다고 했지만, 냉장고 조립 라인 작업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 매일 울 것 같은 상태로 버티다가, 결국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 도착해서 택시 기사에게 "돈 많은 사람들은 어디 살아요?"라고 물었다. 강남이라고 했고, 강남역에 내렸다. 아는 사람도 없고, 돈도 없고, 고시원을 검색해서 거기서부터 시작했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최저시급이 2,500원, 2,700원이던 시절이었다. 야간 일을 풀로 해도 월 100만 원 남짓. 쫓겨나듯 이사를 반복하고, 집 배관이 터지고, 극심하게 아끼며 살았다.
그러다 우동집, 초밥집 서빙을 하면서 처음으로 뭔가가 바뀌었다. 손님과 얘기하는 게 재밌었고, 몰래 콜라를 챙겨드리다 보니 단골이 생겼고, 매출이 올랐고, 사장이 시급을 올려줬다.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순간이었다.
그 흐름으로 바텐더까지 하게 됐고, 거기서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에는 자수성가한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 뉴스에서 나쁜 사람으로만 봤던 부자가 아니라, 자신처럼 밑바닥에서 시작한 사람들이 성공한 케이스가 넘쳤다.
한 손님이 말했다. "돈 벌면 성공했다고 인정해 주는 나라가 전 세계에 대한민국밖에 더 있냐. 아무것도 가진 거 없어도 자수성가하면 존경받는 나라다. 수직 이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덧붙였다. "돈 벌려면 증권사 가는 게 좋죠." 그 한마디가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증권사를 가려면 대학이 필요했다.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었지만, "아무것도 없으니 이거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도전했고, 25살에 대학에 입학했다.
강의실에 앉으면 선배로 오해받고, 새내기 환영 자리에선 모두가 어색해했다.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학교 다니면서 계속 일을 해야 했고, 4년 만에 빨리 졸업해야 했기 때문에 놀 시간 자체가 없었다.
낮엔 수업, 저녁엔 알바, 밤엔 또 일. 그걸 4년 반복했다. 속은 타들어갔지만, 한번은 도전해보자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졸업 직전, 대우증권에 지원했다. 당시 증권 역사상 줄곧 1등이던 회사였다. 외국 경험도 없고, 동아리도 없고, 대회도 없고, 스펙이라고 부를 만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첨삭도 없이, 그냥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그대로를 자소서에 썼다. 우연히도 자소서를 검토하던 인사팀이 "다 똑같은 얘기인데 얘는 뭐야"라며 눈에 띈 것이 계기였다. 스펙으로 뽑힌 게 아니라, 다른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뽑혔다.
이후 잔인한 내부 경쟁 전형에서도 살아남았다. 지식을 뽐내는 다른 지원자들 사이에서 그는 춤을 췄고, 어른들과의 대화에 강점이 있었다. 결국 최종 합격해 강남 한복판의 가장 큰 지점에 배치됐다.
들어갈 때부터 목표는 하나였다. "여기서 부자들이 돈 버는 방법을 배워서 나가겠다." PB를 지망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가장 크고 부자가 많은 지점으로 보내달라고 했고, 그렇게 됐다.
부자 고객들을 만나고, 밥을 사달라며 자수성가 스토리를 직접 물었다. 투자 집행을 하면서 어떤 게 성공하고 어떤 게 실패하는지 데이터를 쌓았다. 그 결과 전체 1등을 찍었고, 박수칠 때 퇴사했다.
이후 운용사로 이직해 펀드 매니저 방식을 익혔고, 자문사로 옮겨 진짜 선수들의 방식을 배웠다.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방법과 본격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익혔다고 판단한 뒤, 업계를 나왔다.
퇴사 후 직접 회사를 차렸다.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방법을 안내해주는 모델이었다. 금융사들이 쓰지 않는 보라색을 브랜드 컬러로 정했다.
클래스101, 숨고, 이마트 컬처클럽, AK프라자 등 강의할 수 있는 곳에 전부 제안서를 넣었다. 단 한 군데도 받아주지 않았다. 회사 밖에서 "투자 방법을 알려드리겠다"고 하면 사기꾼 취급이었다. 매출 0인 채로 돈만 나갔다.
접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남은 임대 계약 기간 동안 그냥 유튜브를 찍어봤다. 당시엔 유튜브로 금융을 배우는 시기조차 아니었다. SNS를 해본 적도 없고, 남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무서운 사람이 카메라 앞에 섰다.
그렇게 유튜버가 됐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봐줬고, 그 이유 하나로 계속했다. 부끄러움 많은 사람이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길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게 자신의 역할이라는 생각이었다.
곰희가 자기 얘기를 꺼낸 이유는 하나다. 투자는 원래부터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자신도 "평생 투자는 하면 안 된다"고 믿으며 살았고, 그 생각이 바뀐 이후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막상 해보면 투자를 시작하는 것 자체보다, 시작해야 한다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가 더 오래 지속된다. 어릴 때부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본 적 없는 사람에게 투자는 처음부터 타인의 이야기다. 그 간격을 줄이는 것이 이 강의의 출발점이다.
쌩초보반이라는 이름을 단 이유도 거기 있다. 금융 지식이 없어도, 나이가 늦어도, 배경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강사 본인의 삶으로 증명하는 커리큘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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