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 구축에서 파서를 어떻게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글이 바로 그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단순 PDF 로더와 인텔리전트 파서의 차이, 그리고 업스테이지 Document Parse와 Synap DocuAnalyzer를 실제 문서로 직접 실험한 결과를 담았다. 어떤 문서 유형을 더 많이 다루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RAG를 처음 구축할 때 많은 사람이 LangChain에 내장된 PyPDF나 Word 로더를 파서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하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실무에서 "파서를 썼다"고 말할 때는 거의 대부분 인텔리전트 파서를 가리킨다.
로더는 PDF 안의 텍스트를 그냥 쭉 긁어오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 차트, 표의 레이아웃은 날아가고 글자만 남는 경우가 많다. 스캔된 PDF처럼 이미지 형태의 문서는 아예 텍스트를 못 읽어오는 일도 생긴다.
OCR 기능이 탑재된 로더를 쓰면 이미지 속 글자는 추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제목인지, 본문인지, 표 셀 안의 텍스트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기본 OCR은 글자를 읽는 것뿐이고, 그 글자가 문서 안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인텔리전트 파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레이아웃 인식, 카테고리 분류(제목·본문·표·이미지·캡션 등), 그리고 읽기 순서까지 처리해준다. 벡터 DB에 저장하기 전에 마크다운 형태로 깔끔하게 변환해주는 것도 인텔리전트 파서의 역할이다.
읽기 순서 문제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단이 나뉘거나 레이아웃이 복잡한 문서에서 단순 로더는 왼쪽 열을 다 읽고 오른쪽으로 넘어가야 하는 순서를 종종 틀린다. 오픈소스 파서가 무료라는 이유로 선택했다가 이 순서 문제에서 막혀 결국 유료 파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주요 인텔리전트 파서의 가격은 대략 이렇다. 업스테이지 Document Parse는 페이지당 $0.01이다. AWS Textract, Azure AI Document Intelligence, LlamaParse와 비교하면 업스테이지가 다소 비싸 보인다.
라마파스는 하루 1,000페이지까지 무료 정책이 있어 접근성이 높다. 사용법이 쉽고 마크다운 변환이 편리해 많이 쓰인다. 다만 이 무료 프로모션이 계속 유지되는지는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
언스트럭처드(Unstructured.io)는 기본 텍스트만 처리하는 $0.002짜리부터 멀티모달 비전까지 포함한 $0.03짜리까지 티어가 나뉜다. 실질적으로 RAG에 활용할 수준은 $0.02 이상으로, 업스테이지보다 비싸다.
업스테이지를 SaaS 방식으로 상시 운용하면 시간당 $15로 한 달 유지비가 상당하다. 하지만 문서 파싱이 필요할 때만 서버를 올렸다가 끄는 방식으로 쓰면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운용이 비용 대비 경쟁력이 있다. 가격 정책은 플랫폼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최신 정보는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온프레미스 지원 여부도 중요하다. 폐쇄망 환경에서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낼 수 없는 기업이라면 셀프호스팅이 가능한 파서를 골라야 한다. 업스테이지와 언스트럭처드 온(Unstructured on-premise)은 온프레미스를 지원한다.
사인소프트는 2000년대부터 문서 공유 서비스를 해온 회사로, 25년 가까이 문서만 다뤄온 기업이다. 그 노하우를 담아 만든 게 Synap DocuAnalyzer다. 최근 상장한 회사이기도 하다.
이 파서의 핵심 특징은 파싱 방식에 있다. 업스테이지가 비전 딥러닝 모델 기반으로 문서를 사진 찍듯 처리하는 반면, Synap DocuAnalyzer는 HWP, DOCX, XLSX 같은 파일을 직접 열어서 내부 구조를 해석하는 방식을 쓴다.
현재는 온프레미스 설치형으로만 제공된다. 개인이 API 키를 발급받아 바로 쓰기는 어렵고, B2B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주 타겟으로 한다. 회원 가입 후 데모 체험은 10페이지까지 무료로 가능하다.
아쉬운 점 하나는 공식 브로셔의 기술 정보가 너무 간략하다는 것이다. 업스테이지처럼 모델 스펙, 지원 레이아웃 요소, 인식 정확도 등이 상세하게 공개되면 개발자 입장에서 기술 검토가 훨씬 수월해진다.
실험은 같은 문서를 두 파서에 각각 넣어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HWP 문서: 표가 포함된 한글 문서를 HWP 파일로 넣었을 때, Synap DocuAnalyzer가 업스테이지보다 확연히 정확했다. 파일 구조를 직접 열어 내용을 가져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표 레이아웃, 글자 정보 모두 정확히 추출됐다. 특히 읽기 순서를 번호로 표시해주는 데모 화면이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읽는 흐름 그대로 1번부터 순서대로 넘버링해서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표 안의 표: 머지셀이 포함된 복잡한 표, 심지어 표 안에 표가 중첩된 구조도 테스트했다. Synap DocuAnalyzer는 마크다운이 표 안의 표를 원래 지원하지 않는 한계를 테이블 포지션 번호로 끄집어내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업스테이지는 이 구조를 비전 모델로 처리하다 일부 정보를 하나의 셀에 뭉쳐버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PDF 파일: HWP를 PDF로 변환해서 넣었을 때는 Synap DocuAnalyzer의 성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파일 내부 구조를 읽을 수 없는 PDF 형식에서는 비전 기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일부 셀 정보를 놓쳤다. Synap DocuAnalyzer를 쓴다면 HWP 원본 파일을 직접 넣는 게 유리하다. PDF로 변환해서 넣으면 성능이 확실히 낮아진다.
수식(논문): 업스테이지는 논문의 수식을 LaTeX 형식으로 완벽하게 변환해줬다. JSON 응답 안에서 수식 객체를 클릭하면 LaTeX 코드가 정확히 나온다. Synap DocuAnalyzer는 수식을 이미지 파일로만 제공했다. 수식이 많은 이공계 논문이나 기술 문서를 다룬다면 이 차이는 크다.
워드 문서: Synap DocuAnalyzer는 워드 파일도 내부 구조를 열어 처리하므로 모든 내용을 정확하게 가져왔다. 업스테이지는 맥에서 작성된 워드 파일에서 인코딩 깨짐 오류가 발생했다. PDF로 변환해서 넣어도 동일한 문제가 생겨 업스테이지 측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간단한 버그일 가능성이 높아 수정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
엑셀: 열 너비가 좁아 셀 내용이 잘린 상태의 엑셀 파일을 넣었다. 업스테이지는 화면에 보이는 접힌 상태 그대로 파싱해 이메일과 패스워드 내용이 겹쳐 나왔다. 실무에서 쓰기 어려운 수준이다. Synap DocuAnalyzer는 파일 내부 데이터를 직접 읽어 접힌 열도 정확하게 가져왔다.
두 파서를 놓고 어느 쪽이 더 좋냐는 질문에는 "무엇을 더 많이 다루냐"가 먼저다.
HWP, DOCX, XLSX 원본 파일이 많다면 Synap DocuAnalyzer가 유리하다. 파일 구조를 직접 해석하기 때문에 표 처리 정확도와 텍스트 추출 품질이 높다. 단, 온프레미스 설치형으로만 운영되고 공개 API가 없어 개인이나 스타트업이 바로 쓰기는 쉽지 않다. 수식 LaTeX 변환도 지원하지 않는다.
PDF 문서가 주력이거나 이미지 형태의 문서가 많다면 업스테이지가 낫다. 비전 모델 기반으로 PDF 처리 성능이 우수하고, OCR 정확도가 높다. API 키만 있으면 즉시 사용 가능하고, SaaS와 온프레미스 모두 지원한다. 최근 HWP·HWPX 포맷 지원도 추가됐다.
파서 결과물이 마크다운으로 떨어지면 전처리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파싱은 객체와 구조 정보를 가져오는 첫 단계일 뿐이다. 그 이후 청킹, 메타데이터 처리, 후처리 로직을 얼마나 잘 구성하느냐가 RAG 최종 성능을 좌우한다. 파서를 고르는 것보다, 파서 결과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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