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와 2차전지 종목을 들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가장 궁금한 건 하나다.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가. 그리고 7월이 정말 달라지는 시점인가. 증권사 현장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는 자산관리 전문가의 이야기는 지금 시장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그리고 어디서 바닥 신호를 찾아야 하는지를 꽤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반대매매 계좌가 코로나 수준에 육박했다는 게 무슨 뜻인가
증권사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지표 중 하나가 반대매매 계좌 수다. 이게 급증하면 시장이 강제 청산 국면에 들어갔다는 신호다. 문제는 지금 그 수치가 코로나 폭락 때, 그리고 2022년 금리 충격 때와 공교롭게 비슷한 수준에 육박해 있다는 것이다.
지수는 아직 높은데 반대매매 계좌는 이미 바닥 수준이라는 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코로나 때와 2022년에는 이 수치가 극점에 달했을 때 V자 반등이 나오거나 시장의 성격이 바뀌는 전환점이 됐다. 역설적으로 이 수치가 극단적으로 높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강제 매도가 거의 소진 단계에 왔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계좌 수가 아니라 어느 섹터에서 얼마만큼 나오느냐다. 코스닥 바이오, 2차전지, 전력기기, 건설주, 철강에 이르기까지 반대매매가 확인된 종목군이 넓어졌다는 게 이번의 특징이다. 포스코홀딩스 같은 이름값 있는 대형주에서도 반대매매가 나오고 있다.
왜 반도체는 오르는데 내 종목은 계속 빠지는가
많은 투자자가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반도체가 마이크론 호실적 등으로 급등하는 날에도 내가 들고 있는 코스닥 종목은 빠진다. 이유는 수급 구조에 있다.
레버리지 ETF 단일 종목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5조 원인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비반도체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도 15조 원이다. 이 두 숫자가 같다는 것은 시장이 얼마나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몰리는 한 나머지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반도체 레버리지 ETF와 코스닥 피해주들의 주가 흐름은 거의 인버스 관계를 보이고 있다.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15조를 넘는 상황에서는 피해주 반등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 판단이다. 반대로,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10조 아래로 줄어드는 순간이 오면 그간 눌려 있던 종목들의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민연금 리밸런싱과 오버행, 화요일까지가 고비다
지금 시장에 부담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이 국민연금의 분기 리밸런싱이다. 국민연금은 주식 보유 비중을 최대 28%까지 액티브하게 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비중이 약 31%까지 올라온 상태다. 3%를 덜어내야 하는데, 규모로 환산하면 60조~70조 원 수준이다. 주식은 T+2일 결제 기준이다. 체결일 기준으로 6월 안에 결제를 마치려면 6월 마지막 영업일인 화요일까지 매도를 완료해야 한다. 즉
다음 주 화요일까지 오버행 부담이 수급에 계속 눌려 있다. 이 물량이 어디서 나오느냐도 문제다. 반도체 비중을 줄일지, 아니면 이미 많이 빠진 비반도체 종목들을 덜어낼지. 매니저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 불확실성이 지금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를 누르고 있다.
제약바이오가 지금 빠지는 진짜 이유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이 놓치고 있는 게 있다. 단순히 반도체가 오르니 상대적으로 소외된다는 논리가 아니다. 미국 바이오테크 ETF(XBI, IBB)는 최근 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국내 제약바이오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이게 수급의 문제다. 레버리지 담보 비율이 간당간당한 투자자들은 반도체처럼 수익이 나고 있는 종목을 파는 게 아니라, 이미 손실이 크게 나 있는 바이오 종목부터 정리한다. 손절과 투매가 오늘도 일부 나왔다는 게 현장 확인이다. 또 하나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나오는 매도다. 펀드매니저가 교체되면 전임 매니저의 포트폴리오를 전부 정리하고 자기 스타일로 새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특정 종목, 특히 코스닥 바이오가 이유 없이 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날이 생긴다.
7월에 무엇을 봐야 하는가, 반등의 조건
전문가가 제시한 반등의 핵심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발표다. 7월 7일 전후로 잠정 실적이 나올 예정인데, 시장 컨센서스는 약 85조~87조 원 수준이다. 여기서 100조 원에 육박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반도체로 다시 자금이 쏠린다. 반대로 컨센서스 수준에서 맞게 나오면 반도체 쏠림이 완화되고, 그 빈 자리에 제약바이오가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둘째, 코롱티슈진 3상 결과와 같은 국내 바이오 모멘텀이 7월 중 나와야 한다. 수급만이 아니라 촉매도 필요하다. 2차전지에 대해서는 다운 사이클이 종료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테슬라가 유럽·아시아에서 판매를 회복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역성장률이 -30%에서 -2%로 줄어드는 방향이다. LG엔솔, 삼성SDI 같은 셀 업체들의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닥을 완전히 확인하기 전이라도 7월 이후 시점에서는 분할 접근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게 현장 시각이다. 지금 주목할 종목군과 ETF 접근 전략
코스닥 승강제 도입으로 코스닥 프리미엄 지수가 신설될 예정이다. 어떤 종목이 들어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총·매출·영업이익·ESG 점수 등을 기준으로 선별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내 섹터별 시총 비중을 보면 반도체 30%, 제약바이오 21%, 하드웨어(2차전지 포함) 18% 수준이다. 실적 기준으로는 반도체와 하드웨어, 의료기기 쪽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약바이오와 자본재는 적자 전환 상태다. 단일 종목보다 ETF로 접근하는 전략이 지금 시장에서는 현실적이다. 2차전지, K뷰티·에스테틱, 코스닥 액티브 ETF가 코스닥 프리미엄 종목들을 담을 가능성이 높고, 승강제 패시브 자금이 들어오는 흐름과 맞물릴 수 있다. 개별 종목 관점에서 기관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곳으로는 알테오젠, DND파마텍, 한올바이오파마, 올릭스가 언급됐다. 모두 고점 대비 낙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실적·딜 모멘텀이 7월 중 가시화될 수 있는 구간이다. 반토막 이상 빠진 종목들과는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삼성전기도 다시 점검할 타이밍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MLCC 가격이 오르면서 2분기부터 판가 전가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는데, 시장이 반도체에만 집중하는 사이 이 변화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계좌를 열기가 무섭다면, 적어도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과 반대매매 계좌 수 두 가지는 매일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다. 이 두 숫자가 꺾이기 시작하는 시점이 시장의 성격이 바뀌는 신호가 될 수 있다.